드디어 임신 확인! (5주차) / 임신 초기 증상 / 태몽과 태명
아기집이 보이지 않아 실망스러웠던(?) 첫 산부인과 방문이후 일주일 동안 긴가민가 하는 기분으로 지내고 있었다.
다음주 쯤 오면 아기집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신랑이랑 같이 보러 가기로 했다.
휴가 쓰는 것이 조금 걸렸지만 우리 가족의 역사적인 순간이니 휴가를 쓸 가치가 있다.
혹시 임신이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의 몸 상태가 확신을 더해주는 나날들이었다.
그때 느꼈던 여러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1. 생리를 하지 않음. 이렇게 오랫동안 하지 않은 적은 처음이다. 당연한 이야기인거 같지만 안하면 안해서 힘들었다.
+ PMS의 증상들이 골고루 나타나며 괴롭다. (배 콕콕, 유방 통증, 예민해지는 신경, 허리 아픔 등)
차라리 생리를 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
2. 나른하고 무기력하고 졸렵다. 계속 졸렵다.
3. 감정 컨트롤이 어렵다. 이 즈음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았었는데 평소보다 많이 열 냈었던 것 같다.
4. 당기는 음식들이 있기는 했지만 입덧이라고 보기는 조금 애매했다.
5. 더욱 심화된 불면증과 우울감. 아마 열받는 일들 때문이었을 것 같은데 임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마음속에 가득했던 것 같다.
3월 9일 화요일. 늦잠을 자버려서 아침도 굶은 상태로 병원엘 갔다.
검진 시간보다 늦어지는 게 싫은데 왠지 꾸물대는 신랑 때문에 화가 났었다.
처음 산부인과에 들어온 게 설렜던지 캔디 신랑이 옆에서 애교 시전했지만 나는 그게 또 화가 났다. ;ㅁ;
그래도 그 전전날 주일에 눈물 쏟으며 폭풍 고해성사를 한 뒤라서 신랑이 참아주었다.
임신으로 인한 감정 기복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받아준 듯.
드디어 진료실에 들어가 다시 질초음파를 받았다. 이 낯선 느낌도 익숙해지는 날이 오려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있다. 아기집이!
초음파 사진이라는 게 나한테도 생겼다. (지금은 너무 많아져서 앨범 구입 고려중)
내 나이 서른 둘. 임신 확정을 받았다.
엄마의 조언대로 신랑이랑 오길 잘했다. 같이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듣는데 든든하고 좋았다.
작년 여름에 산전검사를 받았었는데 너무 오래되서 다시 받으러 가야 한다고 한다.
마침 공복이니 바로 보건소에 가서 피검사, 소변검사까지 하고 산모수첩과 임산부 뱃지, 엽산, KF-94 마스크 등을 받았다.
친정, 시댁 부모님께 기쁜 소식을 알려드렸다. 온 가족들의 열렬한 축하와 축복을 받으니 얼떨떨하고 행복했다.
태명은 '열매'
엄마가 태몽으로 석류 꿈을 꾸셨다고 한다. 태몽은 참 신기한 거 같다 'ㅅ'
우리 가족에게 주신 열매이자, 앞으로 자라서 많은 열매 맺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지어주었다. 뿌듯!
아가야, 너는 우리의 열매야. 반가워! 고마워!